Additive artistry

제목: 적층 예술
이제 살아있는 조직 위에 전자제품을 3D 프린팅할 수 있다

1980년대에 플라스틱으로 간단한 시제품 모델을 빠르게 제작하는 방식으로 시작되었던 3D 프린팅(좀 더 격식 있는 명칭으로는 ‘적층 제조’)은 오늘날 주방 기구, 제트 엔진 부품, 치과 임플란트, 심지어 일부 건물까지 만드는 데 사용된다.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논문에서,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라이스 대학교의 용 린 콩(Yong Lin Kong)과 그의 동료들이 이끄는 연구팀이 또 다른 응용 분야를 제안했다. 그들은 살아있는 조직을 포함한 섬세한 재료 위에 전자 회로를 인쇄하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궁극적으로 수혜자의 상태를 무선으로 모니터링하는 의료용 임플란트, 첨단 알약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회로를 3D 프린팅하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 예를 들어, 매사추세츠에 기반을 둔 나노 디멘션(Nano Dimension)은 통신 장비와 의료 센서에 전자 부품을 인쇄한다. 뉴멕시코에 기반을 둔 옵토멕(Optomec)이 만든 프린터는 스마트폰 케이스에 안테나를 직접 구축할 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과 태양광 패널에 회로를 인쇄하기도 한다.

이 공정은 구리, 은, 금과 같은 전도성 물질의 미세 입자가 포함된 전자 잉크를 사용한다. 그 후 입자들을 융합하여 전도성 경로를 형성하는데, 이는 보통 '어닐링(annealing, 풀림 처리)'이라고 알려진 공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공정은 제품 전체를 가열로에서 가열하거나 레이저로 잉크를 쏘는 방식이다.

하지만 콩 박사는 그런 접근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입자를 융합하는 데 필요한 열은 일부 고분자나 살아있는 조직을 포함한 민감한 재료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콩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사람 머리카락보다 가는 빔으로 초점을 맞춘 마이크로파를 사용하여 전자 잉크를 어닐링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빔의 정밀도 덕분에 잉크 입자만 가열되므로 주변 물질에 대한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마이크로파 에너지를 증폭하기 위한 특수 공진기와 빔을 20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점으로 집속하는 테이퍼형 팁을 제작했다. 이 장비는 데스크탑 3D 프린터에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작다. 빔의 출력을 조절하면 잉크의 미세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 이를 이용해 회로를 따라 전도성이 높거나 낮은 영역을 생성할 수 있으며, 배선 내부에 저항기와 같은 일부 부품을 만들 수도 있다.

콩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다양한 응용 분야를 염두에 두고 있다. 3D 프린팅은 이미 인간이나 동물 기증자 없이 심장 판막이나 기도와 같은 이식용 생체 조직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 왔다. 여기에 회로를 추가하면 이러한 이식편을 무선 센서로 탈바꿈시켜 환자의 경과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거나, 심지어 이식된 장기의 활동을 자극할 수도 있다.

개념 증명의 일환으로, 연구진은 소의 대퇴골과 인간 환자의 인공 무릎 및 엉덩이 관절 교체에 사용되는 폴리머 모두에 변형률 게이지(strain gauge)를 인쇄했다. 또 다른 아이디어는 '섭취 가능한 진단 장치'에 회로를 인쇄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컴퓨터화된 알약인 이 장치는 환자 내부로부터 정보를 전달하거나 약물 방출을 정밀하게 제어하도록 설계되었다. 연구진은 심지어 살아있는 잎사귀 위에 습도 센서를 인쇄하는 데 성공했다. 자연 세계가 적층 제조 예술가들의 다음 캔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