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ern inhospitality

제목: 남극의 냉대

남극 기지 대원들에 대한 연구 결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갈등이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주에서 10일을 보낸 후, 크리스티나 코흐는 자신의 아르테미스 2호 팀을 "피할 수 없이, 아름답게, 의무적으로 연결된" 관계라고 묘사했다. 또 다른 NASA 우주비행사인 리드 와이즈먼은 그들이 "영원히 맺어졌다"고 말했다.

남극 연구 기지에서 월동하는 과학자들은 이러한 발언을 들으면 다 함께 눈을 흘기며, 우주비행사들에게 10일이 아니라 10개월을 함께 지내보라고 제안할지도 모른다. 이번 주 PNAS에 발표된 연구는 남극에서의 겨울이 어떻게 사회적 상호작용의 일반적인 이점을 정반대로 뒤집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 연구는 남극 고원지대에 위치한 프랑스·이탈리아 공동 연구 기지인 콩코르디아(Concordia)에서 10개월간 임무를 수행한 12명의 '월동 대원(hivernauts)'을 추적 관찰했다. 대원들이 실험을 진행하고, 기계를 수리하고, 식사를 함께하는 동안 센서는 이들이 서로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를 기록했다. 또한, 대원들은 정기적으로 외로움, 개인의 성과, 팀 내 갈등과 결속력을 측정하는 설문지를 작성했다.

콩코르디아의 겨울 기온은 영하 80도까지 떨어져 특수 장비 없이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지는 약 4개월 동안 완전한 어둠 속에 잠기며, 가장 가까운 이웃 기지까지의 거리는 560km에 달한다. 월동 대원들에게는 개인 침실이 제공되지만, 연구 공간과 사교 공간은 함께 사용해야 한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월동 대원들은 외로움과 편집증이 심해졌다고 보고했으며, 자신의 개인적 성과를 낮게 평가했다. 동료와의 사회적 상호작용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가까운 거리에서의 상호작용은 집단 갈등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및 편집증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원들은 점점 국적별로 무리를 짓는 경향을 보였다.

일반적인 조직에서 동료와의 접촉이 많아지는 것은 대개 웰빙에 긍정적이다. 이 연구의 저자인 얀 슈무츠는 "하지만 이처럼 폐쇄된 환경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슈무츠 박사는 이러한 차이가 사생활 부족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추측한다. "인간은 매우 사회적인 동물이지만, 동시에 지켜져야 할 경계도 있습니다."

남극 연구원들은 남극으로 떠나기 전 심리 검사를 거치지만, 그럼에도 갈등이 폭발하는 사례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올해 초, 한 한국인 연구원이 즉석에서 만든 흉기로 동료들을 위협해 장보고 과학기지에서 긴급 이송된 사건이 있었다. 2018년에는 또 다른 남극 기지에서 러시아 엔지니어가 책 몇 권의 결말을 미리 알려줬다는 이유로 동료를 흉기로 찌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번 연구는 단일 기지의 단일 겨울 시즌에 집중했지만, 그 결과는 장기 우주 임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슈무츠 박사는 팀워크나 갈등 관리와 같은 소프트 스킬이 임무 전 훈련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더 많은 연구자가 아르테미스 팀과 같은 즐거운 동료애를 간직한 채 임무를 마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