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MPETER

TITLE: 슘페터
컨설팅에 주목하다

실리콘밸리는 그들이 경멸하는, 엑셀만 들여다보는 실무자들에게서 배울 점이 많다. 금융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JP모건 체이스나 월마트 같은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모델을 구입할 만큼 유용하다고 판단하여, 오픈AI나 앤스로픽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을 지불할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상황은 급변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투자자들은 AI 모델 제작사에 자금을 쏟아붓는 데 싫증을 낼 것이고, 이는 결국 데이터 센터와 그에 필요한 반도체 및 가스 터빈 등 거대한 구축물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경제적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했다. 21세기 사무직의 등골 휘는 노동은 20세기 육체노동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즉, 사무직 노동은 사라질 것이며, 이번에는 해외 외주가 아닌 컴퓨터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기업들은 노동자가 아닌 토큰(AI 모델 이용권)을 구매할 것이라는 뜻이다. 이 점에 대한 기술 기업 수장들의 메시아적 확신은 그들을 인기 없게 만들었지만, 아직 수익성까지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기술에 대한 그들의 신념을 반영한다. 하지만 또한 2020년대 초반에 형성된 사무직에 대한 그들의 시각도 반영하고 있다. 당시 기술 기업들은 '기술' 인력들이 경멸하던 이메일, 대시보드 관리, 커피챗(잡담)을 일삼는 대규모 서류 작업 인력들을 채용했다. 그 이후 '개소리 직업(bullshit jobs)'이라는 세계관은 '개소리 업무(bullshit tasks)'라는 관점으로 대체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화이트칼라 노동과의 전쟁은 기술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디게 진행되었다. 현대 기업을 구성하는 정보들은 AI 모델에 쉽게 정리되어 입력될 수 없다(바틀비 칼럼 참조). 모델들이 뱉어내는 답 또한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기업은 어떤 업무를 자동화할지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가? 비싼 최첨단 모델 대신 저렴한 오픈 소스 모델은 언제 사용해야 하는가? 투자 수익률은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가? 토큰 비용을 헤지할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것은 어렵고 어쩌면 매우 수익성 높은 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모델 제작자들이 자신들의 발명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훨씬 더 많이 관여해야 한다는 생각은 단순하고 우아하며 눈부시게 역설적이다.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기업은 AI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고, 모델 제작자는 실존적인 현금 흐름 문제를 해결하며, 세계 경제는 행복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컨설턴트를 없애려면, 스스로 컨설턴트가 되어라. 각 AI 연구소는 대형 전문 서비스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오픈AI는 최근 영국의 작은 기술 컨설팅 업체를 인수했다. 5월에는 앤스로픽과 오픈AI 모두 대형 사모펀드들과 합작 벤처를 설립했는데, 아마도 AI 모델이 그들의 펀드 내에서 고전하고 있는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을 회생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사모펀드가 보유 자산을 매각하지 못한다는 것은 업계의 실존적 우려 사항이다. AI 연구소들의 관심 이후에도 상황이 암울하다면, 이는 모두에게 걱정거리가 될 것이다.

이 문제에는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얼마나 많은 인력을 누가 투입할 것인가? 2010년대 대형 기술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구축할 때, 허드렛일의 대부분은 다국적 컨설팅 기업인 액센츄어에 외주를 주었다. 액센츄어는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의 혁신을 전 세계 고객사에 구현하며 거대하게 성장했다. 그들은 풍부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기업 중앙 계획가들의 난해한 언어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12월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인재, 솔루션, 시장 진출 역량에 대한 대규모 투자"의 일환으로 3만 명의 직원을 클로드(Claude) 교육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이는 액센츄어 전체 인력 약 80만 명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시장은 이번에도 액센츄어가 현금을 창출하는 중개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올해 액센츄어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아마 투자자들이 옳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업이 무엇을 내부화하고 무엇을 시장에 맡길지 선택할 때, '선민의식(snobbery)'은 과소평가된 측면이다. 일부 AI 연구소 고위 관계자들은 개인의 천재성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가 제품을 경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수천 명의 평범한 직원을 고용하는 것과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은행들은 스타 트레이더와 거대한 백오피스를 결합해 운영하지만, AI 업계 사람들은 이 비유조차 모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팔란티어(Palantir)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이 궁극적으로 구축하게 될 모습에 더 가깝다. 하지만 최근 그런 전망 때문에 팔란티어의 주가도 폭락했다. 팔란티어 사업의 핵심은 컨설턴트를 기업에 파견해 데이터를 정리하고, 중간 관리자가 마치 자신이 정보통신본부(GCHQ)에서 일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것이다. 인상적인 회사인 동시에, 언어의 마술사이기도 하다. 팔란티어의 손을 거치면 기업의 데이터는 '온톨로지(ontology)'가 된다. 컨설턴트는 '전방 배치 엔지니어(forward-deployed engineers)'라는 지위로 격상된다. 이들이 액센츄어의 새로운 '재창조 배치 엔지니어(reinvention-deployed engineers)'나 오픈AI의 '전방 배치 전문가(forward-deployed experts)'와 무엇이 다른가? 누가 알겠느냐만, 후방에 머물며 배치되지 못한 컨설턴트들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떤 기업이 기업들에게 AI 모델 사용법을 알려주며 막대한 부를 거머쥘지는, 모델 제작자들이 현대 비즈니스의 지루한 뉘앙스를 기존 컨설팅 업체들이 AI를 이해하는 것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될지에 크게 달려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AI 기업들이 보여준 행보는 일반 기업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료적인 기업 생활과는 맞지 않는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업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모범적인 학습자들
실리콘밸리의 AI 연구소들이 화이트칼라들의 조언자가 되든 아니든, 그들은 이들로부터 배워야 할 점이 많다. 투자 은행에서는 미움받는 것과 시스템적 위험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교훈적인 사례 연구를 찾을 수 있다. 우려스러운 점은 대중의 불신은 떨쳐버리기 어렵고, 규제는 대개 재앙이 닥친 후에야 뒤따른다는 것이다. 엘리트 로펌에서는 작지만 집중력 있는 기업들이 어떻게 그토록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지 관찰하게 될 것이다. 또한 컨설팅 업계에서는 맥킨지와 같은 최고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보여준 것처럼 너무 과도하게 확장하는 것에 대한 교훈, 그리고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대담한 예측을 내놓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한 경고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AI의 거장들이 귀담아들을 법한 경고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