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d Landing

하드 랜딩
유럽 최대 저비용 항공사 중 하나가 분할 매각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저비용 항공사의 목적은 저렴한 항공 여행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비용 항공사를 헐값에 사들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수주간의 인수설 끝에 6월 22일, 미국 투자회사 캐슬레이크(Castlelake)는 유럽 저비용 항공사(LCC)인 이지젯(easyJet)을 47억 파운드(62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공개했다. 앞서 두 차례의 낮은 제안이 거절당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지젯은 캐슬레이크가 항공사를 “헐값에” 사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지젯은 이 제안과 6월 25일의 49억 파운드짜리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나 현재는 인수 희망자와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항공업계는 험난하다. 치열한 경쟁 탓에 전반적으로 수익이 박하기 때문에, 미국의 이란 갈등으로 인한 항공유 가격 급등과 같은 예기치 못한 격변은 특히 고통스럽다. 올해 초부터 업계 단체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 세계 항공업계의 전체 순이익과 순이익률 전망치를 230억 달러와 약 2%로 각각 절반씩 하향 조정했다. 지난 5월 문을 닫은 미국 LCC 스피릿 항공(Spirit)의 파산 사례처럼 파산도 빈번하다.

이러한 암울한 배경 속에서 이지젯의 과거 재무 성과는 긍정적으로 보인다. 2025년 9월까지 2개 회계연도 동안 연간 매출은 약 4분의 1 증가하여 100억 파운드를 조금 넘었고, 영업이익은 4억 7,600만 파운드에서 7억 300만 파운드로 늘었다. 그러나 최근 걸프 지역의 갈등은 이지젯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지젯은 유럽 레저 여행객에 크게 의존하는데, 이들 중 다수가 휴가 예약을 미루면서 항공사는 티켓 가격을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 결과 바클레이즈 은행은 올해 이지젯의 영업이익을 1억 700만 파운드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캐슬레이크의 인수설이 돌기 전, 이지젯의 주가가 연초 대비 거의 4분의 1 가까이 하락했던 이유다.

캐슬레이크는 이지젯을 현재 형태로 유지하려는 의도가 아닐 수 있다. 캐슬레이크는 2023년 스칸디나비아 항공(SAS)이 파산 위기에 처했을 때 구제에 나선 컨소시엄을 주도했으나, 거래의 파트너인 에어프랑스-KLM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캐슬레이크가 항공사를 장기간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증권사 번스타인의 알렉스 어빙은 캐슬레이크가 항공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수단을 가지고 있으며, “이지젯 내부에 갇혀 있는 가치”에 더 관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캐슬레이크의 리스 사업부는 수백 대의 항공기를 관리하고 있다. 이지젯이 보유한 약 200대의 에어버스 단거리 항공기를 자사 전체 자산에 추가하려는 것이 이번 인수 시도의 동기일 수 있다. 향후 8년간 인도될 에어버스 항공기 290대에 대한 이지젯의 주문 잔량 또한 매력을 더할 것이다. 에어버스의 9,000대 이상의 거대한 수주 잔량과 신규 주문 시 10년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가치 있는 자산이다.

캐슬레이크는 다른 기회들도 엿보고 있을지 모른다. 이지젯은 수년간 라이언에어(Ryanair)나 위즈에어(Wizz Air) 같은 경쟁사가 추구하는 초저가 전략에서 벗어나 더 주류 공항들을 이용해 왔다. 그 결과, 유럽의 대형 항공사들이 탐낼 만한 가치 있는 이착륙권(슬롯) 포트폴리오를 축적했다.

이지젯은 또한 번창하는 휴가 사업 부문을 구축했다. 1억 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한 웹사이트를 활용하기 위해 2019년에 시작된 이 사업은, 현재 세전 이익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패키지 휴가에 관심이 있을 법한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 사업을 분사했을 때의 가치가 얼마일지 알기는 어렵지만, 브리티시 항공(British Airways)이나 제츠(Jetz)와 같이 휴가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유럽 항공사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지젯의 투자자들은 캐슬레이크의 개선된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은 유혹을 느낄지도 모른다. 시장에서는 현재 주당 6.50파운드인 제안 가격을 7파운드 이상으로 올리기만 하면 충분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하지만 캐슬레이크가 아예 발을 뺄 가능성도 있다. 번스타인의 어빙이 언급했듯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분할 매각은 “엄청난 과업”이 될 것이다. 항공업처럼 위험한 사업에서 또 다른 큰 타격은 예측 불가능한 만큼 확실히 다가올 수 있기에, 이지젯을 조각내어 매각하는 것은 상당히 대담한 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