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EMAGNE
샤를마뉴
갈수록 더뎌지는 연합
유럽연합(EU)은 너무나 느리다
2025년 7월, 미국과 유럽연합은 스코틀랜드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 턴베리 골프장에서 불균형한 무역 협정에 합의했다. 9월까지 워싱턴의 관계 당국은 필요한 서류 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브뤼셀의 EU 시스템을 통과시키는 과정은 훨씬 복잡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두 가지 입법 제안, 유럽의회의 보고서, 그리고 27개 회원국이 어떻게 유럽의회(MEP)와 공동으로 협상할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회의가 소집되고 보도자료가 배포되었다. 10개월이 지난 5월경, '트릴로그(trilogue)'라 불리는, 우아하지 못한 명칭의 EU 각 기관 간 대규모 협상 대잔치가 잠정적으로 협정에 서명했다. 이후 의회는 (왜 그런지 묻지 않는 것이 좋은) 두 번째 거점인 스트라스부르로 이동해 투표를 진행했다. 이제 남은 것은 몇 명의 장관 서명과 추가 보도자료 배포, 그리고 EU 공식 언어 24개국어로의 번역뿐이다. 관련된 모든 이들은 이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는 데 "겨우" 1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듯하다.
느긋한 삶을 즐기는 것은 유럽의 매력 중 하나다. 긴 점심시간과 끝없이 이어지는 여름 휴가는 유럽에 있어 성당이나 무뚝뚝한 웨이터만큼이나 필수적인 요소다. 안타깝게도,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이라는 개념은 정책 결정 과정에까지 이어진다. 이번 무역 협정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루하게 기다리도록 만든 것(그는 EU가 속도를 내지 않으면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은 결함이 아니라 특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유럽의 이니셔티브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숙고는 미덕이다. 하지만 유럽은 종종 완고하게 스스로를 방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EU는 정책 제안을 뒤로 미루기보다는 관료주의적 블랙홀에 빠뜨리는 편이다. 무엇이, 언제 나올지는 우연에 맡겨질 뿐이다. 최근 통과된 항공 승객 권리에 관한 개정안은 13년의 입법적 숙고가 필요했다. 시민들의 저축이 유럽 기업으로 더 쉽게 흘러가게 하겠다는 '자본시장 동맹' 구상은 2015년 처음 제안되었을 때보다 지금 현실에 더 가까워졌다고 보기 어렵다. 더 평범한 이니셔티브들은 수십 년간 질질 끌기도 한다. 기업들이 각국이 아닌 EU 차원에서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는 1988년에 처음 제시되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2025년 1월 다보스에서 이를 추진하겠다고 다시금 공언했다. 그리고 2026년 1월, 똑같은 제안이 또다시 나왔다. 앞으로 다가올 피할 수 없는 트릴로그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시행되기까지는 2년이 더 걸릴 것이다. 어떤 대륙들은 유럽보다 더 빨리 표류했을 것이다.
지연은 EU가 치밀하게 세운 계획의 유용성을 떨어뜨린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경기 부양책은 먼 과거의 일이 되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적 활력이 필요했을 때, 수개월 내로 자금이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EU는 다르다. EU에서는 코로나 경기 부양 자금이 여전히 집행 중이다. 이 계획이 브뤼셀부터 각국 정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3중 행정 구조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놀라운 일도 아니다. 돈과 관련된 모든 일은 브뤼셀의 속도를 기어가는 수준으로 늦춘다. EU 예산은 7년마다 편성되는데, 합의에 도달하는 데 그 절반의 시간이 걸린다. GDP의 1% 남짓에 불과한 적은 돈을 두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토록 오랫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는 드물다.
정책 결정의 무기력함은 부분적으로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다. 브뤼셀의 EU 기구는 국가 정부의 많은 책임을 지고 있지만, 운영 방식은 국제기구의 그것과 같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거부권이 남발된다. 매 순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영향 평가'가 요구된다. 모두의 의견을 듣도록 보장하는 것—그것도 한 번 이상씩—은 평균적인 법안이 초안부터 최종 채택까지 거의 2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경우 EU 차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각 회원국 의회에서 자국 법으로 이행되어야 하는데, 이는 보통 2년이 더 걸린다. EU 업무를 판결하는 법원도 느리다. 독점 금지 소송은 첫 판결이 나오기까지 43개월이 걸리는데, 그쯤 되면 이미 위반 혐의는 잊힌 지 오래다. 무역 규칙 남용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조치들은 그 절차를 시작하는 것조차 무의미해 보일 정도로 너무 오래 걸린다.
트럼프 대통령을 짜증 나게 하는 것 외에도, EU의 답답한 방식에 장점이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 EU는 거북이걸음으로 합의를 이뤄내는 기계다. 하지만 나중에 수정해야 할 실수를 서둘러 저지르는 것보다는 제대로 입법하는 편이 낫다. (예를 들어, 미국의 턴베리 협정 졸속 처리는 법원에 의해 일부 번복된 바 있다.) 그러나 몇 년 전 과도한 규제 속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관료주의적 형식(레드테이프)을 최근 EU 스스로 폐기해야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심지어 기존 법을 간소화하려는 이러한 노력조차 절차에 얽매여 영원히 걸릴 판이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EU의 느릿한 접근 방식은 이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사치다. 미국이 유럽의 안보를 보장하고, 중국이 수출품을 사주며, 러시아가 휘청거리던 시절, 즉 지정학적으로 더 평온했던 시기에는 '느리지만 꾸준함'이 통했다. 이제 세계는 EU가 행동할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EU의 적대국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유럽 대륙의 모든 문제에 대응책이라며 등장하는 "그 지긋지긋한 유럽 실무 그룹"을 조롱했는데, 이는 뼈아픈 지적이었다. 유럽은 이제야 막 무역 전쟁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조만간 다시 논의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무역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 유럽이 유일하게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한 노력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뿐인데, 그조차도 2022년에는 느리게 시작되었다.
유럽은 정책 결정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까? 유로크라트(EU 관료)들이 여름휴가를 떠나는 지금,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가장 명확한 해결책은 자본시장 동맹에서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교착 상태에 빠진 프로젝트들을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 먼저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10년은 족히 걸릴 EU 헌법 개정을 다시 논의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유럽의 숙고는 한때 현명하거나 최소한 변호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그것은 어리석어 보인다.
갈수록 더뎌지는 연합
유럽연합(EU)은 너무나 느리다
2025년 7월, 미국과 유럽연합은 스코틀랜드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소유 턴베리 골프장에서 불균형한 무역 협정에 합의했다. 9월까지 워싱턴의 관계 당국은 필요한 서류 작업을 마쳤다. 그러나 브뤼셀의 EU 시스템을 통과시키는 과정은 훨씬 복잡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두 가지 입법 제안, 유럽의회의 보고서, 그리고 27개 회원국이 어떻게 유럽의회(MEP)와 공동으로 협상할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회의가 소집되고 보도자료가 배포되었다. 10개월이 지난 5월경, '트릴로그(trilogue)'라 불리는, 우아하지 못한 명칭의 EU 각 기관 간 대규모 협상 대잔치가 잠정적으로 협정에 서명했다. 이후 의회는 (왜 그런지 묻지 않는 것이 좋은) 두 번째 거점인 스트라스부르로 이동해 투표를 진행했다. 이제 남은 것은 몇 명의 장관 서명과 추가 보도자료 배포, 그리고 EU 공식 언어 24개국어로의 번역뿐이다. 관련된 모든 이들은 이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는 데 "겨우" 1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듯하다.
느긋한 삶을 즐기는 것은 유럽의 매력 중 하나다. 긴 점심시간과 끝없이 이어지는 여름 휴가는 유럽에 있어 성당이나 무뚝뚝한 웨이터만큼이나 필수적인 요소다. 안타깝게도,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이라는 개념은 정책 결정 과정에까지 이어진다. 이번 무역 협정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루하게 기다리도록 만든 것(그는 EU가 속도를 내지 않으면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은 결함이 아니라 특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유럽의 이니셔티브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숙고는 미덕이다. 하지만 유럽은 종종 완고하게 스스로를 방해하는 것처럼 보인다.
EU는 정책 제안을 뒤로 미루기보다는 관료주의적 블랙홀에 빠뜨리는 편이다. 무엇이, 언제 나올지는 우연에 맡겨질 뿐이다. 최근 통과된 항공 승객 권리에 관한 개정안은 13년의 입법적 숙고가 필요했다. 시민들의 저축이 유럽 기업으로 더 쉽게 흘러가게 하겠다는 '자본시장 동맹' 구상은 2015년 처음 제안되었을 때보다 지금 현실에 더 가까워졌다고 보기 어렵다. 더 평범한 이니셔티브들은 수십 년간 질질 끌기도 한다. 기업들이 각국이 아닌 EU 차원에서 등록하도록 하는 제도는 1988년에 처음 제시되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2025년 1월 다보스에서 이를 추진하겠다고 다시금 공언했다. 그리고 2026년 1월, 똑같은 제안이 또다시 나왔다. 앞으로 다가올 피할 수 없는 트릴로그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해도, 시행되기까지는 2년이 더 걸릴 것이다. 어떤 대륙들은 유럽보다 더 빨리 표류했을 것이다.
지연은 EU가 치밀하게 세운 계획의 유용성을 떨어뜨린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경기 부양책은 먼 과거의 일이 되었다.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적 활력이 필요했을 때, 수개월 내로 자금이 투입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EU는 다르다. EU에서는 코로나 경기 부양 자금이 여전히 집행 중이다. 이 계획이 브뤼셀부터 각국 정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3중 행정 구조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놀라운 일도 아니다. 돈과 관련된 모든 일은 브뤼셀의 속도를 기어가는 수준으로 늦춘다. EU 예산은 7년마다 편성되는데, 합의에 도달하는 데 그 절반의 시간이 걸린다. GDP의 1% 남짓에 불과한 적은 돈을 두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토록 오랫동안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는 드물다.
정책 결정의 무기력함은 부분적으로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다. 브뤼셀의 EU 기구는 국가 정부의 많은 책임을 지고 있지만, 운영 방식은 국제기구의 그것과 같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거부권이 남발된다. 매 순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영향 평가'가 요구된다. 모두의 의견을 듣도록 보장하는 것—그것도 한 번 이상씩—은 평균적인 법안이 초안부터 최종 채택까지 거의 2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경우 EU 차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각 회원국 의회에서 자국 법으로 이행되어야 하는데, 이는 보통 2년이 더 걸린다. EU 업무를 판결하는 법원도 느리다. 독점 금지 소송은 첫 판결이 나오기까지 43개월이 걸리는데, 그쯤 되면 이미 위반 혐의는 잊힌 지 오래다. 무역 규칙 남용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조치들은 그 절차를 시작하는 것조차 무의미해 보일 정도로 너무 오래 걸린다.
트럼프 대통령을 짜증 나게 하는 것 외에도, EU의 답답한 방식에 장점이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 EU는 거북이걸음으로 합의를 이뤄내는 기계다. 하지만 나중에 수정해야 할 실수를 서둘러 저지르는 것보다는 제대로 입법하는 편이 낫다. (예를 들어, 미국의 턴베리 협정 졸속 처리는 법원에 의해 일부 번복된 바 있다.) 그러나 몇 년 전 과도한 규제 속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관료주의적 형식(레드테이프)을 최근 EU 스스로 폐기해야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심지어 기존 법을 간소화하려는 이러한 노력조차 절차에 얽매여 영원히 걸릴 판이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EU의 느릿한 접근 방식은 이제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사치다. 미국이 유럽의 안보를 보장하고, 중국이 수출품을 사주며, 러시아가 휘청거리던 시절, 즉 지정학적으로 더 평온했던 시기에는 '느리지만 꾸준함'이 통했다. 이제 세계는 EU가 행동할 수 있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EU의 적대국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유럽 대륙의 모든 문제에 대응책이라며 등장하는 "그 지긋지긋한 유럽 실무 그룹"을 조롱했는데, 이는 뼈아픈 지적이었다. 유럽은 이제야 막 무역 전쟁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조만간 다시 논의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무역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 유럽이 유일하게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한 노력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뿐인데, 그조차도 2022년에는 느리게 시작되었다.
유럽은 정책 결정의 속도를 높일 수 있을까? 유로크라트(EU 관료)들이 여름휴가를 떠나는 지금,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가장 명확한 해결책은 자본시장 동맹에서 시도하고 있는 것처럼, 교착 상태에 빠진 프로젝트들을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 먼저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10년은 족히 걸릴 EU 헌법 개정을 다시 논의하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유럽의 숙고는 한때 현명하거나 최소한 변호할 수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그것은 어리석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