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garian democracy

헝가리의 민주주의
정화의 불꽃 작전

베를린
빅토르 오르반 체제의 잔재를 불태우는 방법

5월 초 집권한 헝가리의 페테르 마저르 총리에게는 서로 얽혀 있는 두 가지 과제가 있었다. 하나는 헝가리를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이자 유럽연합(EU)의 신뢰받는 회원국으로 복귀시키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헝가리의 침체된 경제에 절실히 필요한 수십억 유로의 EU 자금을 지원받는 것이었다. 이 자금들은 전임자인 빅토르 오르반의 통치 기간 동안 발생한 수많은 법치주의 위반으로 인해 동결되어 있었다.

마저르 총리는 이 두 가지 과제 모두에서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6월 22일 의회에서 '정화의 불꽃 작전(Operation Cleansing Fire)'을 발표했다. 이는 오르반의 충성파인 타마스 술료크 대통령(임기 2029년까지)과 페테르 폴트 헌법재판소장을 해임하는 내용 등을 담은 헌법 개정안이다. 그는 또한 새 헌법 제정 계획도 밝혔다. 마저르 총리는 "우리나라를 경제적, 정치적 마피아로부터 해방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개정안은 헌법재판소 판사 15명에 대해 70세 정년제를 재도입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70세인 폴트 소장을 포함한 4명이 즉시 물러나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국회의원의 임기를 12년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그리고 오르반 정권의 공적 자금 유용을 처벌하기 위한 '국가 자산 회수 기구'를 신설할 것이다. 마저르 총리는 부패로 인해 매년 헝가리 GDP의 8~10%가 낭비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경제 전문가들도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그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베를린 소재 유럽정치연구소의 부소장이자 헝가리인인 다니엘 헤게뒤시는 "헝가리가 헌법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취임 당시 마저르 총리는 대통령, 헌법재판소 판사, 검찰총장, 경쟁 및 미디어 감시 기구 수장, 감사원장에게 5월 말까지 사임할 것을 요구했었다. 이들은 모두 오르반의 측근들이었으며, 사임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마저르 총리는 오르반의 심복들을 숙청하기 위해 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의 소속 정당인 티서(Tisza)당은 의회에서 3분의 2의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가 제안한 개정안에는 개정안 발효 다음 날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된다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이는 마저르 총리의 두 번째 헌법 개정이 될 것이다. 6월 15일 의회는 총리 임기를 8년으로 제한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998년부터 총 20년간 집권했던 오르반은 더 이상 출마할 수 없게 되었다. 전임 지도자는 자신이 판 함정에 스스로 빠진 꼴이 되었다. 그는 과거 자신의 당이 가진 절대다수 의석을 이용해 헌법을 자주 바꿨기 때문이다. 하지만 런던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유럽개혁센터의 젤리케 차키는 "법치주의 관점에서 볼 때 사람들을 강제로 축출하기 위한 개헌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마저르 총리의 지지자들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EU 자금 지원을 다시 받기 위해서는 오르반 정권이 남긴 수단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5월 29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EU의 코로나19 회복 기금과 결속 기금에서 총 164억 유로(186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 및 대출을 잠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 자금 지원은 공공 조달 규칙 개정, 새로운 반부패 조치, 학문의 자유 강화 등 27가지 이정표를 헝가리가 완전히 달성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대통령과 최고위 법관들의 해임은 이 이정표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이는 오르반에 의한 헝가리 국가 장악이 끝났다는 신호가 될 것이다. 다음 단계는 국가적 협의 기간을 거친 후 새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이다. 새 헌법은 예를 들어 두 번의 연속된 의회 임기 동안 승인을 요구하는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개헌을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이는 향후 거대 의석을 차지하는 다음 정당이 게임의 규칙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을 막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