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HOKA

아쇼카
폭풍의 눈
델리의 지식인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의외의 도시

수세기 동안 델리는 당대의 통치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학자, 성인, 정치가들을 끌어들였다. 인도가 독립을 달성한 후, 신생 국가가 기록 보관소나 대학과 같은 국가 기관을 설립하기에 가장 자연스러운 장소는 바로 델리였다. 곧 출판사와 싱크탱크들이 그 뒤를 따랐다. 진지한 사상가들이 밀집해 있다는 사실 덕분에 델리는 인도의 지적 수도가 되었다.

아니, 적어도 과거에는 그랬다. 2014년 집권 이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인도국민당(BJP)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문화 기관 내에서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한 공간을 축소해 왔다. 지식인들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국립대 총장들은 더 순종적인 인물들로 교체되었다. 사립대와 비영리 단체들이 그 다음 차례였다. 불편한 논문을 쓴 저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싱크탱크들은 자금줄을 잃었다. 50년간 여러 정부와 협력해 온 정책연구센터(Centre for Policy Research)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2023년 해외 자금 수령 허가가 정지되었고, 1년 뒤 취소되면서 사실상 폐쇄되었다. 소속 연구원 대부분이 해고되었다.

"이제 델리에서는 더 이상 대화할 상대가 없다"고 최근 이곳으로 이주한 한 인사가 투덜거렸다. 파괴되지 않은 기관들은 굴복하는 법을 배웠다. 일자리를 지킨 지식인들은 자신의 견해를 널리 알리지 않는 법을 안다. 정책 아이디어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라는 연구자들은 신중하게 소속 기관을 선택한다. 일부 원로 학자들은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며 철저히 국내 자금으로만 운영되는 새로운 비당파적 기구를 설립했다. 화려한 이력을 가진 기성 연구자들은 서구 대학의 자리를 받아들였다. 더 젊은 연구자들은 다른 학문 분야나 분야로 옮겨갔다. 그리고 아메다바드로 떠난 사람들도 있다.

아메다바드라고? 거의 30년 동안 BJP가 통치하고, 그중 10년 이상을 모디 총리가 직접 다스린 구자라트주의 유일한 대도시 말인가? 최근 지방 선거에서 BJP가 의석의 83%를 차지한 자치시 말인가? 종교별로 가장 분리된 인도 도시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그곳? 무슬림들이 인도 최대 규모의 게토(빈민가) 중 하나에 거주하는 곳? 최근 법원 판결이 있기 전까지 10년간 공공 집회의 권리가 반복적으로 제한되었던 곳? 채식주의가 지배하고 술이 금지된 곳? 바로 그 아메다바드?

바로 그렇다. 아쇼카는 최근 델리에서 온 '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이 도시를 방문했다. 그들이 도착해서 발견한 지적 환경은 놀랍게도 쾌적했다고 한다. 대외적으로는 적절히 낮은 자세를 유지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기관 내에서는 "높은 자유"가 보장된다고 한다. 한 관리자가 최근 이주자에게 설명했듯이, 핵심은 똑똑한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경영진은 오늘날 인도에서 통용되는 일종의 용기를 가지고,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사상가들을 보호하는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구자라트의 꽉 막힌 듯한 분위기는 어떤가? 매주 주말마다 파티가 열린다. 이 도시에는 경영, 디자인, 도시 계획 분야에서 인도 최고 수준인 곳을 포함해 수많은 공립 및 사립 대학이 있으며, 그만큼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 하는 젊은 교직원들이 많이 모여 있다. 금주법이 시행되는 많은 주와 마찬가지로, 술은 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열한 시장에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밀주업자들이 집까지 배달해 준다.

아메다바드의 이미지는 2002년 구자라트와 모디 총리의 평판을 더럽혔던 힌두-무슬림 폭동의 진원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이곳 상업 엘리트들 사이에는 훨씬 더 오래된 진보적 사고의 전통이 있다. 이 도시의 기업가들은 마하트마 간디의 사회 개혁을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교양 없다고 여겨지던 자본가들이 자신들의 소장품을 보관할 공공 박물관을 세우기도 했다. 1950년대에는 섬유 재벌 그룹이 스위스 출신의 프랑스 모더니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를 초청해 주택, 사무실, 문화 센터를 짓게 했다. 이 도시의 많은 사립 학교와 대학은 기업가 계층이 설립했으며 여전히 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 도시에는 채식주의와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혐오)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메다바드가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보루는 아니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미디어는 이곳에서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 보도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독립 언론 매체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대중에게 덜 노출된 분야에서는, BJP가 지배하는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운영의 자유가 있다. 구자라트가 진보 진영의 상상 속에서 반지성주의자로 가득 찬 준파시스트 국가로 희화화된다는 사실이 오히려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델리에서 최근 이주한 한 인사가 재치 있게 표현했듯이, 이곳은 폭풍의 눈처럼 매우 고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