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INVITATION

기고
제임스 토저

다른 스포츠들이 팬을 끌어모으기 위해 규칙을 변경하는 가운데 축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올해 월드컵에서도 세 가지 결과는 확실하다. 첫째, 한 국가의 팬들은 황홀경을 경험하는 반면, (과거 31개국에서 늘어난) 나머지 47개국 팬들은 가슴 아픈 일을 겪게 될 것이다. 둘째, 영원히 기억될 천재적인 순간들과 오명의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디에고 마라도나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보여준 단독 드리블만큼 매혹적인 골, 요한 크루이프가 스웨덴을 상대로 보여준 화려한 터닝, 고든 뱅크스가 펠레의 슈팅을 막아낸 것처럼 믿기 힘든 세이브가 나올 수 있다. 반대로 호베르투 바조가 브라질을 상대로 보여준 고통스러운 페널티킥 실축, 루이스 수아레스가 가나를 상대로 범한 노골적인 핸드볼 반칙, 지네딘 지단이 이탈리아를 상대로 보여준 충격적인 박치기도 있을 수 있다.

세 번째 확실한 사실은 재미없고 지루한 경기가 많다는 점이다. 내기, 스티커 앨범, 가끔 터지는 멋진 골에 대한 열기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은 보통 '아름다운 게임'의 추한 버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를 측정하는 한 가지 방법은 골 수이다. 최근 세 번의 월드컵에서 정규 시간 동안 경기당 평균 골 수는 2.6골에 불과했고, 8강, 4강, 결승전으로 갈수록 2.3골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내 대회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2.8골이었다. 주목할 점은 위에서 언급한 찬란하고 불명예스러운 순간들이 대부분 조심스럽게 진행된 경기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팀이 여러 골을 넣은 경기는 단 하나뿐이었는데, 그마저도 마라도나가 '신의 손'으로 골을 넣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소모적인 성격은 다른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프리미어리그 직전 시즌과 비교했을 때, 지난 월드컵은 90분당 슈팅 수가 16% 적었고 파울은 17% 더 많았다. 한 경기에서는 옐로카드 18장과 레드카드 1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선수들이 긴 시즌을 마친 후 지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가올 경기에서 예상되는 폭염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선수들은 국가대표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조직력이 떨어진다. 영원한 영광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긴장감도 한몫한다.

따분한 축구가 계속되는 또 다른 이유는 중하위권 국가들에게 이 방식이 통하기 때문이다. 1998년 월드컵 본선이 32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후, 베팅 업체들이 예상한 상위 3분의 1 순위 밖의 팀들이 4강에 진출한 사례는 여섯 번 있었다. 크로아티아(1998년, 2022년), 대한민국(2002년), 터키(2002년), 우루과이(2010년), 모로코(2022년)가 그들이다. 이들이 4강에 진출할 때까지 정규 시간 평균 득점은 1.1골, 실점은 0.7골이었다. 2010년 베팅 업체들로부터 최하위로 평가받았던 뉴질랜드는 그해 무패를 기록한 유일한 팀이었으며, 세 번의 무승부 동안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간단히 말해, 엘리트 그룹에 속하지 않은 국가들에게는 '버스 세우기(극단적 수비)'를 하고 기도를 올리는 것이 이득이 된다는 뜻이다. 48개국 체제에서는 이런 논리가 더욱 강하게 적용될 것이다. 조별 리그의 대패 경기에서 골이 더 많이 터질 수는 있겠지만, 토너먼트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꺾는 이변도 더 많이 일어날 것이다.

월드컵 우승이라는 가능성은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모든 경기가 득점 없이 끝나더라도 수십억 명이 시청할 것이다. 하지만 축구는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다른 스포츠 종목의 운영 기구들은 그들의 '상품'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때로는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이 투수에게 15초 투구 제한을 도입한 것처럼 경기를 더 빠르게 진행하기도 한다. 종종 럭비의 두 종목이 공격에 유리하도록 '러크(ruck)' 규칙을 조정한 것처럼, 또는 크리켓의 인도 프리미어리그(IPL)가 12번째 '임팩트 플레이어' 제도를 추가한 것처럼 득점이 더 많이 나도록 만들기도 한다. 한편 포뮬러 원(F1)은 컨스트럭터 규정을 여러 차례 변경하여 예측 불가능성을 높였다. 이번 시즌, 지난 12년 중 10번이나 챔피언을 차지했던 루이스 해밀턴과 막스 베르스타펜은 아직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운영 주체들이 이러한 조정을 해온 데에는 오랜 역사가 있다. 미국 프로농구(NBA)는 경기당 평균 득점이 160점(현재는 230점)이었던 1950년대에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공격 제한 시간을 도입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방송 중계권료가 정점에 달했다는 두려움과 젊은 층이 전체 경기보다는 하이라이트를 더 많이 시청한다는 우려 때문에 실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팀들은 플레이오프 때 보수적으로 경기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혁신하지 않는 단체들은 다른 리그들이 절정에 달하는 동안 오히려 김이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일부 운영 기구들은 경기 방식과 팬들의 행동 변화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델링하기 위해 외부 분석가를 고용하기도 한다.

축구는 역사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덜 개방적이었다. 규칙은 30년 전과 비교해도 거의 그대로이며, 변경된 사항은 소수이고 대부분 사소한 것들이었다. 다만 규정은 더 엄격하게 집행되고 있다. 오늘날 상대의 정강이를 긁는 행위는 레드카드를 받게 되며, 비디오 판독(VAR)이 모든 판정에 추가적인 면밀함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세계 축구의 운영 기구인 FIFA는 축구가 '관심 경제'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고, 올해 104경기 중 78경기가 열리는 미국에서 축구의 인기를 키우기 위해 혁신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현재 FIFA에서 일하고 있는 존경받는 전직 감독 아르센 벵거는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에 '명확한 간격(clear daylight)'이 있을 때만 오프사이드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규정을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현재 캐나다 리그에서 시험 중이다. 이 아이디어는 현재 VAR에 의해 무효 처리되는 많은 골을 되살리려는 의도이다. (물론 심판들은 여전히 어딘가에 선을 그어야 하므로, 공격수의 신발 끈이 오프사이드였는지에 대한 논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팬들이 VAR을 얼마나 싫어하는지를 고려하면(최근 영국 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2%가 VAR 때문에 축구 관람이 덜 즐거워졌다고 답했다), VAR을 개선하는 것이 FIFA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다른 스포츠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팀당 제한된 횟수의 '챌린지(이의 제기)'를 사용할 때만 VAR을 가동한다면, 정말 심각한 오심만 판독하게 될 것이며 판정에 대한 책임을 팀에도 일부 분담시킬 수 있을 것이다. 벵거의 오프사이드 규정 변경과 이 변화를 병행한다면, 더 많은 골이 나오고 심판 판정으로 인한 지연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할 47개국 탈락 국가의 팬들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축하할 만한 승리가 될 것이다.

제임스 토저는 운영 기구, 팀, 코치 및 기타 관계자들과 협력하는 스포츠 분석 회사 '프로스펙트(Prospect)'의 공동 설립자이다. 그는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이코노미스트에서 데이터 저널리스트로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