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rt money
제목: 스마트 머니(Smart money)
아마다바드
인도의 값비싼 사립 대학들이 아이비리그에 도전장을 내밀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위치한 아마다바드 대학교 중심부의 수목원에는 90종의 나무가 바람에 흔들린다. 학교의 넓은 복도에는 “항상 베타 버전으로 있으라(Always be in Beta)”는 동기부여 문구들이 걸려 있다. 약 4,000명의 학생들은 인도의 평균적인 학생들보다 훨씬 더 스마트한 환경에서 학업에 매진하는데, 이는 놀랄 일도 아니다. 이 사립 비영리 대학의 연간 학부 등록금은 약 50만 루피(5,300달러)로, 인도인 평균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다.
아마다바드는 인도 고등교육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공언하며 새로 등장한 엘리트 사립 대학들 중 하나이다. 인도의 거대한 대학 시스템은 2001년 이후 4배로 성장했다. 현재 인도 대학생 수는 4,500만 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인도 전역의 교육과 연구 수준은 형편없을 때가 많다. 가장 우수한 학교들조차 해외 유수 대학에 뒤처진다. 가장 공신력 있는 세계 대학 평가 순위 100위권 안에 인도 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런 상황을 바꾸겠다고 나선 고급 사립 대학들이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약 15년 전부터다. 이들은 미국의 유명 대학들을 모델로 삼았으며, 비용 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일부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100만 루피를 넘기도 한다. 고아(Goa)의 저술가이자 학자인 푸쉬카르(성만 사용하는 학자)는 이미 몇몇 대학은 특정 학문 분야에서 인도 내 “최고 수준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추세는 인도의 억만장자들에게 힘입은 바가 크다. 그들은 고등교육을 자선 활동의 가치 있는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O.P. 진달 글로벌 대학(O.P. Jindal Global University)은 2009년 철강 재벌 나빈 진달이 제공한 자금으로 델리 인근에 설립되었다. 몇 년 후에는 IT 기업 HCL의 설립자이자 회장의 이름을 딴 시브 나다르 대학교(Shiv Nadar University)가, 2014년에는 약 200명의 대규모 기부자 연합의 지원을 받아 아쇼카 대학교(Ashoka)가 문을 열었다. 지지자들은 이를 19세기 미국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산업가들이 코넬, 존스 홉킨스, 스탠퍼드와 같은 대학을 설립했던 때와 비교하며 원대한 포부를 드러낸다.
새로 등장한 이 사립 대학들은 여러 면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교육뿐만 아니라 연구에서도 탁월함을 추구하는 것이 초기부터의 목표였다. 케랄라의 교육 연구원 엘도 매튜스는 많은 대학이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다른 인도 대학들이 과학 기반 과목이나 직업 훈련에 비해 부차적으로 취급하는 분야들이다.
인도 엘리트 대학들은 세상을 좁은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자동 기계들을 너무 많이 배출한다고 아마다바드 대학교의 판카즈 찬드라 총장은 지적한다. 그의 대학은 학생들이 학문의 경계를 넘어 배우도록 독려한다. 예를 들어 물리학을 주전공으로 하면서 역사를 부전공으로 선택하게 하는 식이다. 학생들은 또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실무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하며 봉사 활동도 수행해야 한다. 10년 전만 해도 그의 이러한 전인적 교육 방식은 인도 학부모들에게 겁을 주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평가한다.
최근에는 몇 가지 글로벌 트렌드가 이들 대학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부유한 인도 학생들이 많이 향하던 영어권 국가들이 외국인 유학생의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학 압박은 인도 대학들이 교수진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다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었다. 미국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은 인도 학자들이 대거 귀국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 박사 학위를 마친 이들은 고국으로 돌아오는 선택에 더욱 개방적이다.
질문을 위한 대가
하지만 이러한 이점을 완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엘리트 사립 대학들도 인도 내부의 장애물을 헤쳐 나가야 한다. 공립 대학보다는 관료주의적 규제에서 다소 자유롭지만, 여전히 규제는 까다롭다. 미국 명문대와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포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으나, 미국 대학들처럼 장학금을 지원할 만큼 밑 빠지지 않는 기금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최근 인도에 캠퍼스 설립 권한을 얻은 외국 대학들과의 경쟁도 앞두고 있다. 브리스톨, 리버풀, 요크, 사우샘프턴 등 영국의 대학들이 이미 인도에서 운영 중이거나 첫 신입생 등록을 앞두고 있다.
큰 걱정거리는 인도 정부가 자신들에게 거슬리는 연구나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학자는 특히 사회과학 분야에서 자기 검열이 만연해 있다고 말한다. 불편한 사실을 발표하는 것은 자칫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 될 수 있다. 종교의 자유와 인도의 민주주의 상태 등이 민감한 주제들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정부와 의견이 갈린 학자들이 사립 대학에서 쫓겨나거나 부임하지 못하게 된 사례들이 여럿 있었다. 신생 대학들은 정치인의 심기를 건드려 잃을 것이 너무 많다. 화가 난 공직자들이 교육 외에도 지켜야 할 사업적 이권이 많은 대학의 설립자들을 압박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파리 시앙스포(Sciences Po)에서 인도 정치를 관찰하는 크리스토프 자프렐로는 “우리는 사립 대학이 공립 대학보다 더 많은 자율성을 누릴 것이라 예상했다”며,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고 말한다.
아마다바드
인도의 값비싼 사립 대학들이 아이비리그에 도전장을 내밀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위치한 아마다바드 대학교 중심부의 수목원에는 90종의 나무가 바람에 흔들린다. 학교의 넓은 복도에는 “항상 베타 버전으로 있으라(Always be in Beta)”는 동기부여 문구들이 걸려 있다. 약 4,000명의 학생들은 인도의 평균적인 학생들보다 훨씬 더 스마트한 환경에서 학업에 매진하는데, 이는 놀랄 일도 아니다. 이 사립 비영리 대학의 연간 학부 등록금은 약 50만 루피(5,300달러)로, 인도인 평균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다.
아마다바드는 인도 고등교육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공언하며 새로 등장한 엘리트 사립 대학들 중 하나이다. 인도의 거대한 대학 시스템은 2001년 이후 4배로 성장했다. 현재 인도 대학생 수는 4,500만 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인도 전역의 교육과 연구 수준은 형편없을 때가 많다. 가장 우수한 학교들조차 해외 유수 대학에 뒤처진다. 가장 공신력 있는 세계 대학 평가 순위 100위권 안에 인도 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런 상황을 바꾸겠다고 나선 고급 사립 대학들이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약 15년 전부터다. 이들은 미국의 유명 대학들을 모델로 삼았으며, 비용 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일부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100만 루피를 넘기도 한다. 고아(Goa)의 저술가이자 학자인 푸쉬카르(성만 사용하는 학자)는 이미 몇몇 대학은 특정 학문 분야에서 인도 내 “최고 수준의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추세는 인도의 억만장자들에게 힘입은 바가 크다. 그들은 고등교육을 자선 활동의 가치 있는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O.P. 진달 글로벌 대학(O.P. Jindal Global University)은 2009년 철강 재벌 나빈 진달이 제공한 자금으로 델리 인근에 설립되었다. 몇 년 후에는 IT 기업 HCL의 설립자이자 회장의 이름을 딴 시브 나다르 대학교(Shiv Nadar University)가, 2014년에는 약 200명의 대규모 기부자 연합의 지원을 받아 아쇼카 대학교(Ashoka)가 문을 열었다. 지지자들은 이를 19세기 미국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산업가들이 코넬, 존스 홉킨스, 스탠퍼드와 같은 대학을 설립했던 때와 비교하며 원대한 포부를 드러낸다.
새로 등장한 이 사립 대학들은 여러 면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교육뿐만 아니라 연구에서도 탁월함을 추구하는 것이 초기부터의 목표였다. 케랄라의 교육 연구원 엘도 매튜스는 많은 대학이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다른 인도 대학들이 과학 기반 과목이나 직업 훈련에 비해 부차적으로 취급하는 분야들이다.
인도 엘리트 대학들은 세상을 좁은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자동 기계들을 너무 많이 배출한다고 아마다바드 대학교의 판카즈 찬드라 총장은 지적한다. 그의 대학은 학생들이 학문의 경계를 넘어 배우도록 독려한다. 예를 들어 물리학을 주전공으로 하면서 역사를 부전공으로 선택하게 하는 식이다. 학생들은 또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실무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하며 봉사 활동도 수행해야 한다. 10년 전만 해도 그의 이러한 전인적 교육 방식은 인도 학부모들에게 겁을 주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평가한다.
최근에는 몇 가지 글로벌 트렌드가 이들 대학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시작했다. 부유한 인도 학생들이 많이 향하던 영어권 국가들이 외국인 유학생의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학 압박은 인도 대학들이 교수진을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다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었다. 미국에서 탄탄한 경력을 쌓은 인도 학자들이 대거 귀국하는 것은 아니지만, 막 박사 학위를 마친 이들은 고국으로 돌아오는 선택에 더욱 개방적이다.
질문을 위한 대가
하지만 이러한 이점을 완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엘리트 사립 대학들도 인도 내부의 장애물을 헤쳐 나가야 한다. 공립 대학보다는 관료주의적 규제에서 다소 자유롭지만, 여전히 규제는 까다롭다. 미국 명문대와 마찬가지로 이들 역시 포용성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으나, 미국 대학들처럼 장학금을 지원할 만큼 밑 빠지지 않는 기금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최근 인도에 캠퍼스 설립 권한을 얻은 외국 대학들과의 경쟁도 앞두고 있다. 브리스톨, 리버풀, 요크, 사우샘프턴 등 영국의 대학들이 이미 인도에서 운영 중이거나 첫 신입생 등록을 앞두고 있다.
큰 걱정거리는 인도 정부가 자신들에게 거슬리는 연구나 의견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학자는 특히 사회과학 분야에서 자기 검열이 만연해 있다고 말한다. 불편한 사실을 발표하는 것은 자칫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 될 수 있다. 종교의 자유와 인도의 민주주의 상태 등이 민감한 주제들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정부와 의견이 갈린 학자들이 사립 대학에서 쫓겨나거나 부임하지 못하게 된 사례들이 여럿 있었다. 신생 대학들은 정치인의 심기를 건드려 잃을 것이 너무 많다. 화가 난 공직자들이 교육 외에도 지켜야 할 사업적 이권이 많은 대학의 설립자들을 압박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파리 시앙스포(Sciences Po)에서 인도 정치를 관찰하는 크리스토프 자프렐로는 “우리는 사립 대학이 공립 대학보다 더 많은 자율성을 누릴 것이라 예상했다”며,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고 말한다.